앱이 갑자기 열리지 않는 날은 대개 서버 한 대가 아니라 건물 하나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2025년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서 난 불이 대표적이었다. 불이 난 곳은 전산실이었는데, 멈춘 것은 국민이 쓰는 행정 서비스였다. 데이터센터 문제가 어떻게 일상까지 번지는지, 그때 알려진 사실을 중심으로 풀어 봤다.
“ 2025년 9월 26일 저녁에 있었던 일
보도에 따르면 불은 2025년 9월 26일 오후 8시 15분경 대전 본원 5층 전산실에서 났다. 알려진 원인은 무정전전원장치(UPS)의 배터리를 옮기던 중 리튬배터리 팩이 폭발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처음에 70개 서비스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가, 항온항습기 과열 위험이 제기되자 전체 시스템을 멈췄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중단됐다.
쉽게 비유하면 이중화는 발전기를 하나 더 돌려 놓는 것이고, 백업은 설계도를 사본으로 보관하는 것에 가깝다. 사본이 있어도 건물을 다시 지어야 하니 시간이 걸린다. 서비스가 몇 시간 만에 돌아오는지는 이중화 여부에 따라 크게 갈린다.
“ 이중화와 백업은 같은 말이 아니다
이중화는 같은 시스템을 다른 장소에서 함께 돌려 한쪽이 멈춰도 곧바로 이어받게 하는 방식이고, 백업은 데이터를 따로 복사해 두는 방식이다. 백업이 있어도 시스템을 다시 세워야 하므로 복구에 시간이 걸린다. 서울신문이 윤건영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로는, 647개 시스템 가운데 이중화가 된 것은 47개(7.2%)였다. 원격지 백업이 있는 것은 352개(54.4%)였고, 이중화도 원격지 백업도 없는 시스템이 248개(38.4%)였다.

전소된 7-1 전산실의 시스템 96개는 이중화가 되어 있지 않아 복구 대신 재설치가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정부 설명으로는 대전과 광주 센터가 서로 재해복구(DR)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지만, 대규모 시스템을 상시 가동할 수준은 아니었다.
“ 일상에 번진 방식
멈춘 서비스에는 국민신문고, 재난 안전 앱 안전디딤돌, 고속도로 119 긴급출동 알림, 화장장 예약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정상화 전에 돌아오는 세금 납부와 서류 제출 기한을 정상화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이용이 제한된 행정서비스의 대체 사이트는 네이버 공지로 안내했다. 한 건물의 문제가 민원 접수와 재난 정보, 장례 예약까지 한꺼번에 흔든 셈이다.

장애 때는 사칭 문자나 가짜 안내 페이지에 주의해야 한다. 복구를 알린다며 링크를 보내는 메시지가 오더라도 누르지 말고, 평소 알던 기관의 공식 채널에서 직접 확인하자. 모바일 신분증이나 공동인증서처럼 앱에 의존하는 수단은 장애가 길어질 때를 대비해 실물 신분증도 함께 챙겨 두는 것이 안전하다.
“ 개인이 할 수 있는 대비
중요한 서류는 한 곳에만 두지 말고 종이 사본이나 다른 저장소에 따로 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다. 마감이 있는 민원이나 납부는 장애가 터진 뒤 연장 공지가 나오는지 먼저 확인하면 불필요한 불안을 줄일 수 있다. 연락처와 계좌번호처럼 급할 때 필요한 정보는 종이에도 적어 두자.
“ 알아 둘 한계
위의 수치는 보도된 시점의 자료여서 이후 복구와 보완 과정에서 달라졌을 수 있다. 정부는 기존 대기(Standby) 방식에서 두 곳을 동시에 가동하는 이중화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어떤 서비스가 이중화되어 있는지 일반 이용자가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개인의 대비는 서비스가 멈춘다는 전제에서 서류와 연락 수단을 분산해 두는 쪽에 가깝다.

정리하면 일상에 번지는 장애는 한 곳의 문제라기보다 한곳에 몰린 구조의 문제다. 개인이 이를 바꿀 수는 없지만 서류와 연락 수단을 나눠 두는 정도의 준비는 오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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