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서울 전세 갱신계약 55.4%, 임대차3법 이후 최고
신규 전세 계약 1~8월 38% 감소, 매물 2만 건 안팎
갭투자 제한 이후 재계약 눌러앉기 확산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새 집을 찾아 옮기기보다 살던 집의 계약을 이어 가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분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2만7203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1만5061건으로 55.4%를 차지했다.
하반기 55.4%, 1년 새 11.1%포인트 상승
이 비중은 지난해보다 11.1%포인트 올라 임대차3법이 시행된 뒤 가장 높은 수준이 됐고, 강서구와 중랑구에서는 전세 계약 세 건 가운데 두 건이 재계약이었다. 흐름은 올해 내내 이어졌다. 서울시가 집계한 8월 갱신 비중은 58.9%로 7월 53.0%와 1년 전 43.7%를 모두 웃돌았고, 1~8월 누적도 50.8%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1%보다 높았다.
갱신계약이 신규 계약을 앞지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월에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 비중이 51.8%로 신규 계약보다 많았다. 다만 이 수치는 월세까지 합친 것이어서 전세만 본 위 비중과는 기준이 다르다.
갭투자 막힌 뒤 줄어든 새 전셋집
이 흐름의 출발점으로 업계는 지난해 10월 15일 대책을 본다. 정부가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를 사면 6개월 안에 직접 입주하도록 하면서 갭투자가 어려워졌고, 이 때문에 새로 나오는 전세 물건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물건이 귀해지는 사이 보증금도 올라 세입자는 이사를 가도 재계약을 해도 부담이 큰 상황이 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11.90% 올랐다.
신규 계약 38% 감소, 매물은 2만 건 안팎
재계약이 늘어난 만큼 새로 맺는 전세 계약은 줄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신규 전세 계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했고 전체 전세 계약도 25.7% 줄었다. 거래가 줄어든 흐름은 8월 집계에서도 같았다. 서울시 집계로 8월 전세 거래량은 7263건으로 전월보다 18.0%, 1년 전보다 32.2% 줄었다. 다만 15일 기준 신고분이어서 신고 기한 안에 건수가 더 늘 수 있는데, 서울시 관계자는 비수기를 감안해도 감소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장에 나온 물건도 같은 방향이어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80건이고 이 업체의 9월 중순 집계에서는 1년 전보다 13.3% 적었다.
재계약은 늘고 매물은 줄었다
재계약 비중, 전세 매물 감소 폭, 전셋값 상승률을 자치구별로 놓았다.
하반기 전세 계약 중 갱신계약 비중(%)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증감(1월 1일~10월 20일, %)
막대 길이는 감소율의 크기다. 금천구는 178건에서 74건으로 줄었다.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외곽일수록 변화가 컸다
매물 감소는 서울 평균보다 외곽 자치구에서 훨씬 두드러졌다. 아실 집계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월 1일 2만 3,060건에서 10월 20일 2만 680건으로 10.3% 줄었는데, 금천구는 58.4%, 동대문구는 48.6%, 구로구는 47.5%가 빠졌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8.21% 올랐고, 성북구(13.58%)와 노원구(12.96%)가 상승을 이끌었다. 매물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 흐름이 외곽에서 더 세게 나타난 셈이다.
갱신권 대신 합의로 잇는 재계약
재계약의 모양도 달라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8월 갱신계약 가운데 계약갱신요구권을 쓴 비중은 48.7%로 1년 전 57.0%보다 낮아졌다. 권리 없이 집주인과 합의해 이어 간 재계약이 절반을 넘었다는 뜻이다. 이 권리를 쓰면 보증금 인상률이 5% 이내로 묶이지만 한 번만 쓸 수 있어, 앞으로 전월세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세입자들이 권리를 아껴 두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풀이한다.
결국 갭투자 제한이 매물 감소와 보증금 상승, 재계약 확대로 이어지는 연쇄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의 9월 거래 분석이 나오면 갱신 비중이 8월의 58.9% 수준에서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고, 이사철에 새 전세 물건이 얼마나 나오는지도 함께 가늠할 지표가 된다. 실거래가 통계는 신고 기한이 지나며 보강되므로 최근 달의 수치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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