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10.42% 올라 직전 1년(5.86%)의 두 배에 가까웠다.
강남구 1.62%, 서초구 3.54%에 그친 반면 성북구는 15.52%, 서대문구는 13.73% 올랐다.
갭투자 비중은 37.9%에서 6.1%로 줄었지만 서울 전세 매물은 1년 새 15.8% 줄었다.
작년 10월 15일에 나온 부동산 대책이 어느새 1년을 넘겼다. 서울 전역을 규제로 묶으면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기대가 컸는데, 그사이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두 자릿수 가까이 올랐다. 그 1년을 숫자로 먼저 돌아보고, 이어지는 글에서 거래와 대출, 금리, 임대차를 차례로 짚어 보려 한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이 된 날
대책의 뼈대는 단순하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규제지역으로 묶였고, 주택 가격 구간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한도에 차등이 붙었으며,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집을 산 뒤 2년을 직접 살아야 하는 실거주 의무가 생겨 대출을 끼고 여러 채를 사 두는 방식을 막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1년 상승률, 서울 평균 10.42%
대책 발표 후 1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누적 10.42% 올랐다. 직전 1년 같은 기간의 상승률 5.86%와 비교하면 약 두 배다. 집값을 누르려던 대책이 나온 뒤 오히려 오름폭이 커진 셈이어서 평가가 갈릴 수밖에 없다. 구별로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해서, 많이 오른 곳과 적게 오른 곳을 나란히 놓고 보면 수요가 어디로 몰렸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 구분 | 지역 | 1년 상승률 |
|---|---|---|
| 상위 | 성북구 | 15.52% |
| 상위 | 강서구 | 13.78% |
| 상위 | 서대문구 | 13.73% |
| 상위 | 중구 | 13.60% |
| 상위 | 영등포구 | 13.48% |
| 하위 | 송파구 | 9.66% |
| 하위 | 서초구 | 3.54% |
| 하위 | 강남구 | 1.62% |
규제를 피해 옆 동네로 옮겨 간 수요
강남3구와 용산을 겨냥한 규제였는데 정작 크게 오른 곳은 강북과 서울 외곽이었다. 고가 주택은 대출과 허가 요건이 까다로워지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덜 막힌 중저가 지역으로 옮겨 갔다는 해석이 많다. 서울 밖에서는 성남 분당구가 20% 안팎, 광명이 20% 남짓 오르며 서울보다 더 가팔랐다.
매물 숫자에도 착시가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1년 새 2.2% 늘었다고 하지만, 이는 강남3구 매물이 68.4% 늘어난 영향이 크다. 중랑·강북·금천 같은 중저가 지역은 매물이 40~50% 가까이 줄었다. 평균만 보면 여유가 생긴 것 같아도, 실제로 집을 구하는 사람이 찾는 동네는 오히려 귀해졌다.
투기는 줄었는데 전세가 사라졌다
정부는 규제의 성과로 갭투자 감소를 꼽는다. 국토교통부 집계로 아파트 갭투자 비중이 지난해 10월 37.9%에서 올해 8월 6.1%까지 낮아졌으니, 투기 목적의 거래가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다만 그 반대편에서 전세 매물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전보다 15.8% 줄어 2만 520건이 됐고, 동대문구(-69.4%)와 구로구(-58.3%), 금천구(-54.1%)는 절반 넘게 사라졌다. 전세가격도 1년간 9.61% 올랐다. 집을 사서 전세를 놓던 수요가 막히면서 전세 물량이 함께 줄어든 흐름이다.
전문가 52명이 매긴 점수는 48.9점
전문가 52명에게 이 대책의 성과를 100점 만점으로 물었더니 평균이 48.9점이었다. 수요를 억제했고 강남3구 가격이 일부 안정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단기 효과에 그쳤고 저가 시장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으며 공급 부족이 이어졌다는 점은 부정적으로 꼽았다. 최고점이 92점, 최저점이 0점이었을 만큼 평가 폭이 컸고, 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묶은 데 대해서는 현금이 많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1년 성적표에서 무엇부터 읽어야 할까
정리하면 대책 1년의 성적표는 한쪽으로 읽히지 않는다. 투기 거래는 줄었지만 집값은 올랐고, 강남은 눌렸지만 강북과 경기가 올랐고, 매매는 막혔지만 전세는 사라졌다. 이 세 가지가 서로 맞물려 있어서 숫자 하나만 보면 시장을 오해하기 쉽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가격이 오르는데도 거래가 오히려 줄어드는 이유부터 따라가 본다. 가격이 오른 동네의 거래량이 같이 늘었는지 확인하는 일이 첫 번째 순서일 것 같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