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식량 일주일치, 4인 가족 물과 식품 얼마나 준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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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량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 라면 박스부터 떠올린다. 그런데 막상 전기와 가스가 끊긴 상황을 떠올리면, 물을 끓여야 하는 라면은 생각보다 쓸모가 줄어든다. 일주일치를 어떻게 채울지, 4인 가족 기준으로 숫자부터 따져 봤다.

대피 가방과 집 비축은 기준이 다르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은 대피용 비상가방에 2~3일분의 물과 식량을 넣으라고 안내한다. 집에 쌓아 두는 비축분은 이보다 길게 잡는데, 포털은 생수와 즉석밥 같은 식품을 2주에서 한 달분까지 권하고 있다. 일주일치는 그 사이 어디쯤이다. 가방에는 들 수 있는 만큼만 넣고, 나머지는 집에 두는 구성이 현실적이다.

대피 가방과 집 비축 기준 비교표

물이 먼저, 하루 3리터가 출발점

식량보다 먼저 챙길 것은 물이다. 일본은 1인당 하루 3리터 이상을 권고하고, 미국 적십자사는 약 3.8리터를 기준으로 삼는다. 국내에는 이보다 구체적인 수치가 알려져 있지 않아 참고용으로만 보면 된다. 하루 3리터로 계산하면 1인 일주일은 21리터, 4인 가족은 84리터다. 2리터 생수로는 42병이다. 마시는 물에 간단한 조리용 물까지 포함한 양이어서, 세수나 설거지까지 생각하면 더 필요하다.

4인 가족 일주일 식수 필요량 계산표

4인 가족 일주일, 열량으로 계산하면

성인 하루 열량을 2,000kcal 안팎으로 잡으면 4인 가족 일주일은 56,000kcal 정도가 된다. 즉석밥, 라면, 통조림, 건빵류로 나눠 채운다고 가정하면 아래와 같다. 제품마다 열량이 다르니 실제로 살 때는 포장 표기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4인 가족 일주일 열량 구성 막대그래프

라면만으로 채우려면 100봉지를 훌쩍 넘기는 계산이어서, 사실상 다른 품목과 섞어야 한다.

하루 식단으로 옮겨 보면 감이 온다. 1인 기준으로 즉석밥 2개와 통조림 2개, 라면 1봉지, 건빵류 한 줌이면 2,000kcal 안팎이 채워진다. 이 중 라면은 물과 불을 쓸 수 있는 날에만 먹는 보조 메뉴로 두고, 나머지는 데우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품목 위주로 구성하면 정전이나 단수가 길어져도 식사가 끊기지 않는다.

불과 전기 없이 먹을 수 있는지가 기준

비상식량은 불이나 전기 없이 바로 먹을 수 있고 상온에서 보관되는지가 첫 번째 기준이다. 즉석밥은 데우지 않아도 먹을 수 있지만, 라면은 물과 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라면은 비중을 줄이고 통조림, 건빵, 크래커, 과일 통조림 같은 품목을 늘리는 쪽이 낫다. 통조림이 많다면 수동 캔따개도 함께 넣어 두자. 한편 전문가들은 재난 때는 맛과 영양보다 보관과 조리 가능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건강한 성인은 2주 정도 영양이 모자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열량을 완벽하게 채우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다.

한 번에 사지 말고 4주에 나눠 채우기

일주일치를 한꺼번에 사려면 부담이 크다. 앞의 계산을 4주로 나누면 매주 즉석밥 14개, 라면 7봉지, 통조림과 레토르트 14개, 건빵·크래커 한 묶음씩만 더 사면 된다. 대형마트 할인 때 한 주 몫만 담는 식으로 채우면 가계에 주는 부담이 줄고, 기한이 한꺼번에 몰려 만료되는 문제도 피할 수 있다. 가족 수가 다르다면 4명 기준 수량에 가족 수를 4로 나눈 값을 곱해 보면 된다.

가족 구성에 따라 더 챙길 것

아이가 있다면 분유나 즉석죽, 보관이 쉬운 가공식품을 따로 잡아야 한다. 삼키기 어려운 어르신이 있으면 즉석죽 같은 연하식품이 맞다. 복용 중인 약은 7일분을 별도로 챙기고, 당뇨나 신장 질환처럼 약이 중요한 경우에는 평소 주치의와 비상시 계획을 미리 상의해 두는 것이 좋겠다.

반년에 한 번, 점검하는 날을 정해 두기

비축은 사 놓고 잊어버리면 의미가 없다. 보관 장소는 현관 근처처럼 꺼내기 쉬운 곳이 좋고, 보일러실처럼 열기가 있는 곳이나 세제와 락스 옆은 피한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 나오지 않도록 최소 1년에 두 번은 꺼내 보는 것이 좋다. 봄과 가을 대청소 때 함께 점검하면 기억하기 쉽다. 기한이 가까운 식품은 평소 식사로 먹고, 그만큼 새로 채워 넣는 방식이면 낭비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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